커피의 과소추출, 과다추출과 추출 설계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커피와 늘 놀고 싶은" 캐치마인드입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커피 추출, 과소추출, 과다추출 그리고 추출 설계 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소소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커피가 어떻게 뽑아지냐면요,

커피 안에는 발음하기에도 어려운 수많은 성분들이 있는데요, 그들 중 30% 조금 못 되는 성분들은 잠재적으로 물에 녹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아래의 그림에서처럼 커피라는 박스 안에 100개의 공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중 30개는 직접 꺼낼 수 있는 공(성분)인 셈이죠.

 

 

박스에서 공이라는 성분을 꺼낼 때, 물이라는 액체를 이용해서 꺼낼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흔히 "추출"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커피 성분은 많이 뽑을수록 좋은 것일까요?

유럽과 미국에서는 커피 성분 중 약 18~22% 범위로 추출한다면 "정상 추출된 커피"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8% 또는 22%라는 수치의 기준은 커피의 컨디션에 따라, 그 이하 또는 그 이상에서도 정상적인 맛을 낼 수도 있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특성을 살피고 변수를 조절하는 과정을 통해 박스에서 15개의 공만 의도적으로 꺼냈을 경우에는 과소 추출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다만,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로 인해 적은 공이 꺼내지거나, 또는 많은 공이 꺼내졌을 때, 맛과 촉감에 문제가 발생되었을 경우 비로소 과소, 과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죠. 

 

 

과소 추출과 과다 추출의 판단

이에 대한 판단은 박스에 있는 공을 몇 개 꺼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데요, 투입되는 물의 양이나 추출되는 물의 양으로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가끔 혼란스러워하시는 분들께 박스와 공을 이야기하면 금세 이해하시더라고요. 커피, 박스 그리고 공만 알고 있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근사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설명충"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겠습니다.

 

추출 설계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요,

이제 부터 "설명충"이 좋아하는 조금 더 중요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커피 머신의 세팅과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겠네요.

 

커피는 상태와 변수 등에 따라 크게 두 가지의 괴팍한 성격을 가지게 되는데요,

"물만 부어주세요. 바로 내려보내 드릴게요"라는 부드러운 성격의 커피

"어디 물 부어 보시지? 내가 쉽게 주나봐라"라는 한 성격하는 녀석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쉬운 녀석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데요, 후자의 경우라면 쉽게 내어 주지는 않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살살 달래 가면서 얻어야겠죠.

 

두 녀석을 대하는 방법을 반대로 적용하거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중간한 중간 즈음을 적용한다면 잘못 추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저는 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착한 거짓말도 하지만, 커피라는 녀석은 절대로 거짓말은 하지 않거든요.

 

여기까지가 "설명충"의 이야기였고요, 이제부터는 추출 설계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괴팍한 성격을 가진 커피의 추출 설계는요,

상자에서 공을 꺼내는 도구와 방법은 다양한데요, 이것을 추출 변수라고 합니다. SCA에서는 정의 내린 변수는 20개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상자를 엎어 다 꺼낼 것이 아니라면, 추출이라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이야기를 해보려는 것입니다.

 

아래 그림의 박스에는 중요한 추출 변수 들과 집이나 카페에서 측정 기구가 없어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을 넣어 보았습니다.

 

 

커피의 추출의 과정은 변수들 간에 협력해야 하는 팀플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각각의 변수가 하나씩 독립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지도하셨던 선생님은 하나의 변수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변수들이 작아지게 되는 제로썸의 개념이라고 강조하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여러 변수들 중에,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4가지를 우선 고려해 추출 설계를 하는데요, 아래의 그림에서처럼, 원두의 상태와 디게싱 상태에 따라 추출 시간과 분쇄도를 설정하는데요, 나머지 변수들은 딱! 고정시켜둡니다. (4가지 변수의 박스 크기는 키우고 나머지 박스는 상대적으로 작게 합니다.)

 

 

이렇게 추출 시도 후, 결과가 크게 벗어난다면, 아래의 그림의 보라색 박스처럼 낙차와 터뷸런스, 사용하는 커피의 양 그리고 추출 시간을 조절합니다. 처음부터 분쇄도를 조절하지는 않는데요, 처음부터 분쇄도를 조절하게 되면 모든 세팅을 다시 해야 해서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려, 처음에는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낙차와 터뷸런스로 대표되는 브루잉 방법과 추출 시간 변경으로도, 정상에 가깝게 추출되지 않는다면, 아래의 그림의 주황색 박스처럼, 이제서야 분쇄도와 사용하는 커피의 양을 변경합니다. 이때 사용하는 커피의 양은 분쇄도에 따라서 크게 변경할 수도 있어서 함게 표시했습니다.

 

보통은 이 단계까지 오게 되면 정상에 근접한 개수의 공을 꺼낼 수 있게 되는데요, 침대만 과학인 것이 아니라 추출도 과학이라고 생각하는 1人 입니다. "커피 한잔의 과학"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브루잉 (핸드드립)의 어려움

어쩌면 커피 머신으로 추출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핸드 드립으로 추출한다는 것은 수많은 변수에 나의 기술과 기술의 고정이라는 변수가 더 추가되는 셈이죠. 그만큼 이론과 연습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커피 머신을 사용한다면 추출 과정의 변수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세팅값으로 대신할 수 있어서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머신은 범위와 편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다추 출과 과소 추출의 맛이 어떠냐면요,

결국 결과는 사람이 맛과 촉감으로 판단해야 하는데요

 

과소 추출의 맛과 촉감은요,

- 날카롭고 자극적이고 불쾌한 신맛이 강합니다.

- 심하면 풀맛, 볶지 않은 날땅콩의 비린 맛이 나기도 하는데요,

- 입안의 촉감은 덜 익은 감을 먹은 것처럼 떫고 마릅니다.

 

과다추출의 맛과 촉감은요,

- 기본적으로 쓴맛이 지배적인데요, 농도가 진한 쓴맛과는 다릅니다. 농도가 묽어도 씁니다.

- 심하나면 약품 맛이 날 수도 있는데요,

- 촉감은 텁텁하고 입안, 특히 혀 위가 그렇습니다. 심할 경우 떫을 수도 있습니다.

 

 

커피는 호불호가 강한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자극적인 신맛도, 불쾌하게 쓴맛도 맛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마시는 사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촉감은 조금 다릅니다. 나쁜 촉감을 느끼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있습니다. 촉감과 맛은 종이 한 장 차이거든요.

 

 

마치며...

추출 설계를 잘 한다는 것이 비단 브루잉(핸드드립)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데요, 추출 도구가 드리퍼와 대기압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약 9bar의 압력으로만 바뀌기 때문이죠.

 

저희 어머니와 어머의 모임 회원분들은 우리 동네의 맥도널드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궁금해서 찾아가서 마셔보았더니, 조금 쓰긴 했지만 정상 가깝게 추출하여 큰 문제 없는 커피를 일정하게 제공하더라고요. 어머님은 모임 하시는 아주머니 분들과 지금도 우리 동네 맥도널드로 커피를 마시러 다니십니다.

 

여러분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이 만든 맥도널드 보다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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